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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구자윤 위원장 전기신문 인터뷰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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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7일자 전기신문 구자윤 위원장 인터뷰

“하이엔드(High-end)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로우엔드(Low-end) 시장에서 이뤄지는 패러다임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고 맙니다. 전력기자재는 핸드폰이나 TV, 냉장고와 같이 개인이 쓰는 가전기기와는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사고로 인한 파급효과가 매우 거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을 이해하는 마인드를 갖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온 기업만이 하이엔드 시장에 진입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상황은 어떤지 묻고 싶습니다.”

 “전압 분류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시장의 성격으로 볼 때 154kV 전력기자재는 더 이상 초고압제품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기술이 범용화 됐고 전 세계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도 수없이 많습니다.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셈이죠.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400kV 이상 초고압시장을 공략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 시장은 기술의 변곡점을 뛰어넘은 기업만이 진입이 가능합니다. 과연 국내 기업이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지난해 8월 한국인 최초로 국제대전력망협의회(CIGRE)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구자윤 한양대학교 교수(CIGRE 한국위원회 위원장)는 4월 2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제회의에 참석할 기회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외국기업들의 활동을 접하게 되는데 연구·개발과 관련해서는 우리와 토양 자체가 다르고 CEO의 마인드도 DNA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평소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1984년부터 CIGRE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32년이 되네요. 기술 트렌드를 제시하고 각각의 기술위원회에서 국제규격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CIGRE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330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규모면에서 전체 참여국가 92개국 중 17위에 해당합니다. 제가 활동했던 초창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발전한 셈이죠.”
CIGRE 집행위원은 1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12명은 국가의 참여규모 등을 고려해 당연직으로, 나머지 3명은 선거를 통해 선임된다. 구 교수는 아시아국가에서는 최초로 선거를 통해 집행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그는 당시 출마의 변을 통해 “전통적으로 전력산업은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CIGRE 또한 오랫동안 이들 국가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었고 이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하고 “이제 전력산업의 주 무대는 동양에서 펼쳐지고 있는 만큼 CIGRE도 새로운 플레이어(전력회사, 제조회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실제로 선거권을 가진 이들 대부분이 공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서양과 달리 동양은 유독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Science Citation Index)에 등재됐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CIGRE에서 발행하는 ‘Electra’를 SCI 등재 학술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리나라를 비롯해 더 많은 동양의 전력 전문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국내 대기업들은 여전히 CIGRE 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세계시장을 장악하려면 선진국들이 어떠한 활동을 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중국의 경우 2007년부터 1000여명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영향력이 우리와 비교가 되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말을 꺼내는 것이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전제하고 “해외로 공급된 한국 제품의 불량으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2% 부족하기 때문에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병이 생긴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기초연구가 있어야만 부족한 2%를 채울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이익에만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은 유럽 선진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이어받아 기초연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하이엔드 시장 진입이 가능했습니다. 중국도 기초연구에 관심을 갖고 국가 주도로 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기초연구를 시작해야만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구 교수는 “전체 전력시장의 70%를 ABB, 지멘스, 알스톰이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기초연구에 대한 성과물을 바탕으로 변화되는 기술 트렌드를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3%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시장지배력을 두 자리 숫자로 성장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업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나만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과 인력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CEO들은 기다릴 줄을 모른다”며 “기업이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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